레의리뷰/카페탐방

옛 감성이 묻어나는 일산 애니골 카페 숲속의 섬

레☆ 2018. 4. 24. 23:34

일산 애니골 카페거리에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오래된 전통찻집 숲속의 섬을 다녀왔습니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지만, 드라마를 보지 않아서 드라마 속의 감성을 느낄 수는 없더군요.

항상 일산은 가까운 듯 먼 곳인데, 입구에 있는 '옛날처럼 기차를 타고 와보세요!'라는 문구가 먼 곳으로 여행을 오게 한 느낌입니다. 경의선을 타고 왔다면 더 여행 감성이 느껴졌을 것 같아요.

주변은 도시개발로 현대화되었지만, 이 카페만큼은 옛날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어요. 그 덕분인지 주차장부터 카페 입구까지는 정말 숲 속에 있는 듯한 착각과 함께 이름처럼 카페가 섬처럼 느껴졌어요.

카페로 들어가는 길은 기차길처럼 느껴지는 나무가 놓여져있어요. 나무 사이사이의 흙길은 벚꽃이 막 지고 난 후라, 분홍빛이 한 가득합니다.

여름엔 담쟁이 덩쿨로 초록색으로 변할 듯한 카페의 외벽과 밤에 보면 무서울 동상. 벤치가 있는 것으로 보아 포토존 같지만, 저는 동상이 너무 무섭더군요.

이제 곧 여름이 오려고 밖은 해가 쨍쨍하여 매우 밝고 더웠는데, 카페 내부는 어둡고, 조금 선선하였어요. 보기만해도 아늑해지는 벽난로 옆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자리에 앉아 마실 차를 주문합니다. 전통찻집이다 보니 커피는 학림커피 1종류만 있고, 대부분 몸에 좋아보이는(?) 차가 메뉴를 가득 채웠어요. 요즘 목감기로 고생하고 있었기에 달인 생강계피차와 한라봉케이크를 주문해보았습니다.

차를 기다리며 테이블에 있는 하얀 조팝나무 꽃이 너무 예뻐서 돌 기둥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보았습니다. 살짝 만졌더니 꽃잎이 떨어지더군요.

주문한 메뉴가 나왔습니다.

옛스러운 잔에 담겨 나온 잣이 동동 떠있는 생강계피차. 달콤한 수정가의 뜨거운 버전 같아요. 계피의 향에 생강의 맛이 조금 나지만, 전체적으로 달달한 맛이었어요. 덕분에 칼칼했던 목이 뻥 뚫렸네요.

밀가루 대신 아몬드 가루를 사용하여 만든 한라봉 케이크입니다. 메뉴판에 재료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 것 같더군요. 부드러우면서도 조금 뻑뻑한 느낌이 있고, 달콤하면서도 한라봉의 상큼함이 느껴지던 케이크에요.

친구가 주문한 작설차입니다. 작설차는 다기와 함께 뜨거운 물이 담긴 보온병이 함께 나왔는데, 직원분이 하얀 그릇에 뜨거운 물을 덜어 차를 우려낸 후 마시라고 가르쳐주셨답니다. 그래도 이런 귀찮은 차는 제 취향이 아니네요.

친구가 잠시 화장실을 간 사이, 카페 안에 있던 손님들이 많이 빠져서 가게 내부를 찍어보았습니다. 벽돌이 그대로 드러나는 벽, 오르간과 낡은 책, 피아노와 도기들이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해줍니다. 옛 감성이 뿜뿜~

주차장에서 카페의 나무가 액자처럼 보이도록 찍어 본 하늘입니다. 카페 안에 벚꽃이 피었을 때, 가을 단풍이 물들었을 때의 카페 사진이 있었는데, 봄보다는 가을에 오면 더 멋진 감성이 느껴질 것 같은 카페에요.

-애니골 카페거리에 있는 숲속의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