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는 외길인생 청산 과정...
나에게는 프로포즈에 관한 로망이 하나 있었는데, 거대한 토토로 인형을 받는 것이었다. 장소나 분위기보다도 꼭 그 인형이 있어야만했다. 하루는 그 분이 자꾸만 본인의 집으로 초대하는데 눈치없게.. 계속 이래저래 못가다가 어떻게 잡혀갔는데(?) 거기에 기다리던 토토로 인형. 특별한 말도, 뭐 다른게 있었던 건 아니지만 인형 자체만으로도 모든게 설명되었다.
이전에 나는 갑자기 가족들과 따로 살아야 한다는걸 생각이 들어서 혼자 살게 되었고, 오며 가며 동네 부동산에 대한 시세를 보고 있었는데 토토로 인형을 받게 된 후 적극적으로 그분과 집을 알아보게 되었다. 그 결과 나름 괜찮아보이는 집을 구해서 인테리어를 마치고, 그 분의 부모님이 둘러보시고 가셨는데... 나를 본 적도 없으신데 결혼을 하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그와 별개로 우리집에서도 슬슬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고, 꺼억-하고 모른척할 수 없는 토토로 인형을 바라보다가 인사를 드리기로 하였다. 둘 다 지방으로 인사를 가야했고, 여러 일정이 맞물려서 2~3주 정도의 간격을 두고 우리집->그 분의 집으로 인사가는 일정을 정했다. 드디어 가네 마네 하는 시기가 다가왔는데, 코로나와 함께 안 좋은 일이 생기면서 2주 밀리게 되어 피곤하지만 일주일 단위로 정말 힘들게 인사를 다녀왔다.
인사 선물은 사전에 가족 수 상관없이 양가 똑같이!라는 조건으로 하였고, 백화점에서 홍삼과 소고기를 구매하였다. 소고기 똑같은 상품이지만 가격이 변동하였지만, 똑같이 맞춘다는 조건이 있었으니 불만없이 가능했다.
우리집은 그럭저럭 별일 없었던 것 같은데, 그 분 집에서는 갑자기 올해 5월에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앞서 관련된 내용은 들었던터라 무덤덤했지만 한편으로는 '날 처음봐서 아직 파악도 안되셨을텐데 뭘 믿고 결혼을 하라고 하시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결혼에 대한 답변은 안 드린 채로 집으로 복귀. 그렇게 인사가 끝났다...
덩그라니 독방을 지키던 토토로... 안그래도 좁은 공간이었는데, 한자리 크게 차지하는 짐이 되었다...?
그리고 가끔 놀러온 그분의 장난으로 고통받던 토토로... 그분은 토토로는 나뭇잎이 머리 위에 있어야 완성이라며 내가 떠둔 작품들을 저렇게 올려두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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