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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2 강원도 춘천여행④ 봄내길4코스

레☆ 2013. 11. 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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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나와서 조금 따뜻해진 몸으로 다시 걷기 시작했다.

사실 이때는 봄내길 4코스라는것을 잘 모른채 걷고 있었다.

카페에서 5시반쯤 나왔는데, 조금 걷다보니 해가 저물어 어느새 컴컴해졌다.

 

약간 으슥해진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 무엇인가 나타났다.

뛰는 폼이 사뿐사뿐한것이 무엇인가 길가에서 주워먹으려하는데 너구리인 것을 알아보았다.

사진이 매우 찍고싶은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너구리...

 

결국 풀숲에 들어간 너구리를 찍게 되었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가운데 하얀 털을 뽐내는 녀석이 바로 너구리!

동물원에서 볼 때와 사뭇 다르다.

과거 제주도에서 한라산에서 내려오다 노루를 보았는데, 그 때의 감동이 느껴지는 너구리.(?)

그 때도 비가오는 한라산을 올라갔었고, 비 그친 한라산을 지쳐서 내려오는데 노루를 만나고 힘이 났었다.

이 때도 너구리를 보고 잠시나마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너구리를 지나쳐 걷다가 뒤를 보니 저 멀리서 너구리는 또 먹이를 구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진을 찍어보았지만, 거리도 멀고 주변이 어두워 너구리가 보이지 않는다.

 

걷다보니 앞에 무엇인가 검은 기둥이 보였다.

레이저같은 것과 함께 보였는데 정체가 먼지 모르지만, 또 신기하니까 찰칵찰칵

 

걷다보니 호수위에 무언가 텐트처럼 보이는 것이 있었다.

캠핑장 같아 보였는데, 추위에 떨며, 공포에 떨며 걷던 나에게 먼가 아늑해 보였다.

하지만 저 캠핑장으로 가는 길도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걷고 또 걷고..

이 길의 끝이 어디인지 모른채 무한 걷고 있었다.

깜깜한 길을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앞이 밝아졌다.

그리고 요정의 숲처럼 보이는 곳이 나타났다.

 

요정의 숲처럼 보이는 곳에서 찍은 사진

이 곳이 보인다면 거의 큰 길쪽으로 다왔다는 증거이다.

사실 이날 일정이 뒤틀려서, 가려던 곳 못가고 아쉬운 마음으로 인형박물관을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금방 걸어갈 수 있는 큰 길을 몰라서, 강을 따라 걷는 봄내길 4코스 걷게되었다.

이때 시간이 6시 반쯤이었는데, 닭갈비도 먹어야해서 마음이 급했다.

그래서 요정의 숲처럼 보이는 곳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물론 주변이 너무 어두워 무서워하다 밝은곳이 나타나서 기뻤던 마음도 있다.)

 

흔히 밤에 꽃구경을 하면 정말 이쁘다하고,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꽃구경 못지 않게, 단풍 역시 밤에 보니 너무 아름다웠다.

조명으로 노란 은행잎은 더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이 곳을 지나고 나니 큰 길이 나와, 버스를 타고 닭갈비를 먹을 수 있는 춘천명동으로 이동하였다.

나중에 지도를 보니, 꽤 걸은것 같았으나, 실제 우리가 걸은 길은 봄내길 4코스의 3분의 1정도로 약 5km정도밖에 걷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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