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건너뚜벅/17' 하노이

[하노이, 하롱베이] 14 둘째날:: Hanoi Botanical Garden/ 주저관저식물원

레☆ 2018. 8. 30. 22:58

호찌민 박물관 점심시간이 겹쳐서 대략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했습니다. 기다리면서 주변에서 점심을 먹을까 했지만, 전날 분짜닥킴의 여파와 더운 날씨로 입맛이 실종되어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더군요.

 

 

 

박물관 앞에 있는 분수는 시원해 보이지만 땡볕 아래에 의자 없이 서있다 보니 시원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근처의 주석 관저 식물원을 보고 오기로 하였습니다.

 

Hanoi Botanic Garden/ 하노이 주석 관저 식물원

 - 입장료 : 2,000 VND

 - 운영시간 : 06:00~20:00

 - '하노이의 초록색 폐'로 불릴 만큼 큰 나무숲으로 이루어진 공원이다.

 - 프랑스 식민 시절, 연구용으로 많은 식물을 심고, 관광을 증가시킬 목적으로 길을 따라 동물의 집을 지어서 개장했다.

 - 새와 동물은 Saigon Zoo, Thu Le Zoo 등으로 이동하였고, 식물원의 일부는 바딘 광장과 함께 여러 시설을 지으면서 좁아졌다.

 - 현재, 식물원은 작아졌지만 많은 희귀종의 나무와 다람쥐, 원숭이와 같은 동물이 살고 있다.

 

 

 

 

입장료를 내야 한다고 들었는데, 매표소가 없어서 두리번거리니 사람들이 다가와서 돈을 받고 표를 주고 갑니다. 외국인에게만 돈을 받는데, 입장료가 한국 돈으로 따지면 100원 정도라서 부담감 없이 지불했습니다.

 

식물원이라고 하지만, 큰 공원 같은 곳입니다. 과거 프랑스 식민 시대에 무언가의 용도로 사용되었을 것 같은데, 현재는 관리받은 듯 안 받은 듯한 조형물과 관목들만 반겨주는 곳입니다.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마주친 작은 연못은 관리가 되는지 궁금한 상태인데, 바라보고 있자니 오랜 기간 동안 시간이 멈춰있었듯한 기분이 듭니다.

 

 

 

식물원 가운데에는 작은 호수가 있는데,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는 사진으로는 매우 시원해 보이지만, 당시에 저 분수를 바라보고 있던 저는 시원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더운 날씨에 낑낑대고 걸어왔기에 더욱더 더위를 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르겠군요.

 

 

분수 옆의 큰 나무가 너무 매력적이라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한적함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아쉽게도 녹조 때문인지 물 색이 초록빛입니다. 그러나 흐릿하게나마 수면 위로 반사된 나무 그림자가 예쁜 곳입니다.

 

 

어딜 가나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는 비둘기 친구들입니다. 한국에 있는 비둘기처럼 베트남의 비둘기들도 음식을 보면 날지 않고 뛰어갑니다. 더운 지역이다 보니 움직임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식물원 곳곳에 존재하는 토피어리나 조각상은 유럽의 공원을 연상시키며, 과거의 화려했던 모습을 그리워하는듯합니다.

 

 

호수 옆으로 키가 매우 큰 나무들이 있고, 잘 닦인 길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뒤의 일정을 생각하니, 수목원을 다 돌아 볼 수 없어 호수를 둘러싼 이 길을 한 바퀴 돌고 다시 호찌민 박물관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걷다가 만난 크고 하얀 새 집, 안에는 공작이 거주 중입니다.

 

 

가까이에서 찍고 싶으나 위에서 내려오지 않는 공작을 기다리다, 문득 옆을 보니 소설 속에서나 나올법한 나무가 서있었습니다. 가까이 있을 땐 보이지 않았는데, 조금 떨어져서 보니 나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네요.

 

 

호수 가운데에 작은 섬(?)이 있는데, 거기에는 비둘기 아파트가 있습니다. 멀리서도 비둘기가 보이는데, 섬으로 가면 더 많은 비둘기가 기다릴 것 같네요.

 

 

 

공원에 원숭이가 산다고 하지만, 저의 동선 안에서는 볼 수 없었습니다. 딱히 동물에 관한 생각은 못 하고 식물원의 멋있는 나무들을 보며 걷다가 큰 나무 기둥을 타고 내려오는 까만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그 그림자는 빨간 꼬리가 매력적인 청설모더군요. 볼일을 금방 끝내고 다시 위로 올라가며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는데, 당시에 찍은 사진을 다시 보니 실제 보지 않았다면 족제비라 믿을 수 있는 비주얼입니다.

 

 

수목원 안에는 작은 사당도 있습니다. 그러나 더운 날씨에 많이 걷다 보니, 도저히 계단을 올라갈 힘이 나지 않아 계단 아래에서만 바라보았습니다.

 

 

아까 본 비둘기 집이 있는 작은 섬으로 가는 다리 앞입니다. 다리의 입구에는 철문이 굳게 닫혀있어서 건널 수 없습니다. 애초에 섬은 갈 수 없는 곳이었군요. 입구에 서있는 나무는 커튼처럼 줄기를 내려 운치를 더 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식물원 탐사 끝!

 

주저 관저 식물원은 더운 날씨에 바딘 광장에서부터 걸어간다면 거리감이 많이 느껴질 정도로 접근성이 좋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는 아닙니다. 반면, 기회가 되어 방문한다면 최근 수십 년 동안 많이 발전하여 시끄러운 하노이에서 시간이 멈춰있는 식물원은 잠시나마 여행의 여유를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될 듯합니다.

 

-Hanoi Botanical Garden/ 하노이 주저 관저 식물원-